커뮤니티

나를 부르는 새로운 이름 엄마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12-28 13:38:22 조회수 497

나를 부르는 새로운 이름, 엄마
                                                                                                                                                       이 0 연

태어나기 전,
이제 막 20살이 된 나는 내 인생에 있어 너무 무거운 선물을 받았어, 그게 은아 너였지
네가 엄마 뱃속에서 6개월이 자란 후에야 알게 됐는데 너의 존재를 알고 20살에 찾아온 네가기쁨보다는 두려움이 너무 커서 너가 너무 미웠지만, 너의 첫 심장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울어버렸어. 낳아야만 하는 선택밖에 없었던 나는 무조건 입양을 생각하였고 3달 정도 너를 품으면서 태동과 입덧과 출산의 고통을 느끼게 되니 고민이 되더라.  그 사이에 모성애가 생긴건지 널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서워서 부정을 했어.

태어나고,
정말 많은 고민 끝에 널 보러갔는데 너는 정말 예쁘더라.  그 순간 나는 누군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런데도 나는 너를 두고 내 미래를 수없이 고민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어.  어떤 고민을 하든 그 끝에는 너를 내 품에서 떠나보내기 싫다는 거였지.  그래서 키우겠다고 큰 다짐을 했어.  그렇지만 내 앞에 아주 큰 장벽이 기다리고 있더라.  너를 키우려면 돈도 필요했고 보금자리도 필요했지만 20살인 나는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였어.  모아둔 돈도 없었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었거든.  그런데 감사하게도 스텔라의집을 알게 됐고 너와 나 우리 둘의 미래를 위해 들어왔어.

1살에,
나는 솔직히 육아를 만만하게 봤어. 근데 너는 얼마 안가서 나에게 육아는 전쟁과 같다는걸 깨닫게 해줬지.  너는 밤낮이 바뀌어서 생활 패턴이 엉망이었지, 배앓이인지 근육통인지 울고불고 난리지, 분유도 거의 안 먹지...  난생 처음 겪는터라 어쩌면 좋나 하며 정말 힘들었어. 네가 울 때면 나도 같이 울고 그 작은아이에게 화도 내고 소리도 치고 난리도 아니었어.   
너도 모든 것이 처음이라서 힘들었을텐데 동시에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어떻게 이해를 하고 대처를 해줘야 할지 서툴기도 하고 정말 힘들었어.  그렇게 못해주는게 많았는데도 너는 고맙 게도 부족한 나를 미소 짓게 하고 눈 떠있는 모든 시간을 나만 바라봐주고 있더라.  그러고 보면 네가 0살이면 나도 0살이였던거고 네가 1살이면 나도 1살이였던 것 같애.  이렇게 우린 같이 크고 있는거였어. 
네가 처음으로 열이 엄청 높았던 날을 잊을 수가 없어.  예방접종한 후의 열이었는데, 나는 네가 어떻게 될까봐 무서웠고 속상했어. 잠도 못자고 너무 걱정돼서 10분마다 열을 재면서, 네 아픔을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지.  엄마의 마음이라는게 정말 신기해.  네가 응가를 하면 기쁘고, 트름이나 방귀를 뀌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또 네가 눈을 지그시 감고 웃어 줄때면 나는 내 마음이 녹는 것 같애.
너 자는 모습은 또 어떤지 아니?  꼭 천사야. 그런 너를 보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었어.  이상한건 네게서 나는 향기가 너무 좋아서 시도 때도 없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킁킁거리면서 너만의 독특한 향기를 맡곤 했지.  너는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랑 그 자체야. 


현재 2살에,
너는 벌써 혼자서도 잘 걷게 되었지, 그래서 내가 어렸을 때 가보고 싶고 해 보고 싶었던 것들을 너랑 같이 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아.  너는 기억할까?  비행기도 타 보고, 아쿠아리움도 갔었고, 넓고 푸른 바다도 봤었지. 나는 너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머리도 예쁘게 묶어 주는게 너무 좋아.  엄마는 네가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었으면 좋겠어.  네가 너무 예뻐서 큰일이야.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면서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매순간을 기억할 수 있게 동영상도 많이 찍고 있단다.  좀 더 크면 함께 돌려 보자꾸나.

나는 은아의 엄마!
은아야, 나는 너를 낳고 소중한 경험을 겪었단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주 소중한 나의 재산이야
너를 입양 보냈더라면 이렇게 에쁘고 사랑스럽게 커가는 널 못 봤겠지?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위해 늘 노력하고 늘 사랑해줄거야.
내 아가 은아야, 너는 엄마의 보물이란다. 정말 많이 아끼고 사랑해.  평생 너의 옆에서 지켜줄게.  은아의 엄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